시드니는 겨울이라 우리 집 텃밭은 썰렁하니 잡초만 쏙쏙 올라오고 있답니다.
이때 눈에 띄는 도라지.
약 2년 동안이나 자라고 있는 텃밭의 도라지는 현재 유일한 울 텃밭의 희망이죠.
땅 속에서 자라고 있는 도라지가 얼마나 잘 크고 있는지 보이지는 않지만 2년 동안 꽃도 잘 피고 씨앗도 잘 맺은 도라지.
얼마나 잘 자라고 있을까... 은근 기대 가득~
활짝 폈던 도라지 꽃도 다 지고 완전히 바싹 마른 도라지 줄기.
드디어 수확할 때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먼저 바싹 마른 도라지 줄기를 잡고 뽑아보았습니다.
도라지가 함께 쏙 나올 거라는 기대와 함께요.
그런데... 힘없이 똑~
줄기가 부러져서 그냥 뽑히더군요.
도라지가 함께 쏙 뽑힐 것이라 기대는 완전 폭망.
이는 초보 텃밭 농사꾼의 어이없는 생각이었던 것... ㅠ
도라지는 땅에 콕 박혀서 하얀색만 살짝 보일 뿐이었습니다.
흙을 좀 더 털어보니 제법 큰 도라지가 보이네요.
굵기도 생각보다 굵어서 깜놀.
이때부터 땅을 열심히 파기 시작.
파고 파고 또 파고...
가늘고 곧게 뻗어 자라고 있을 줄 알았던 도라지.
그러나 생각과는 다르게 도라지는 엄청 굵었으며 땅속에서 여기저기 뻗어 있더군요.
휴~
얼마나 땅속에 굵게 깊이 박혔는지 파기도 힘든 도라지.
게다가 텃밭의 땅도 단단해서 삽으로 파기도 너무 힘들더라고요.
아래는 처음으로 캔 도라지인데요.
굵어서 캐다가 부러졌답니다.
그래도 신기하더군요. ㅎ
도라지의 모양 그대로 파고 싶었는데...
도저히 유지하기 힘들어 부분 부분을 잘라서 팠답니다.
그렇게 1차로 수확한 도라지가 이만큼.
짜아안~
보기엔 얼마 되지 않죠?
땅파기... 초보에겐 정말 쉽지 않은 일이더군요.
아직도 땅에 깊숙이 박혀있는 도라지입니다.
큰 삽으로 푹~
작은 삽으로 살살 살~
깊게 박혀있어서 도저히 캘 수 없어 포기한 도라지도 있었는데요.
결국은 남편에게 sos를 요청했답니다.
드디어 2차로 수확한 도라지.
제법 많죠? ㅎ
남편이 캔 도라지인데요.
가든에서 바로 흙을 씻어 준 센스까지~
2년을 기다려 드디어 수확한 도라지.
이렇게 수확하고 보니 너무 뿌듯하면서 애정도 팍팍~
도라지는 마트에서만 보던 나물이었고 사실 흙 묻은 도라지를 구입한 적도 거의 없었는데요.
씨앗을 직접 심었고 쏙쏙 올라온 싹이 자랐으며 이쁜 도라지 꽃도 폈다지는 이런 모든 과정을 거쳐서 이렇게 수확하기까지.
결과를 알 수 없었던 기다림.
그리고 도라지 씨앗을 받기까지...
약 2년의 도라지 성장과정이 쭉 생각나더군요.
물론 울 텃밭에는 아직 한번 더 남은 도라지 수확의 기회가 있답니다.
한번 경험을 했으니 다음엔 더 쉽게 캘 수 있으려나요.
이 바삭 마른 도라지 줄기 밑에는 얼마나 튼실한 도라지가 자라고 있을까요...
궁금해지는데요.
요건 다음에 캐기로 하였죠.
기다림이 즐거웠던 도라지 키우기.
텃밭에서 처음 키워 본 도라지인데요.
땅속에서 잘 자란 도라지가 신기하고 땅 파느라 힘들었지만 재밌는 경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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