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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사는 이야기/호주살이 정보

호주 시드니 초강력 락다운의 부작용, 남편의 미션 임파서블

by jjaustory 2021. 8. 4.

호주 NSW 주 시드니는 강력 락다운으로 출근, 쇼핑 등 바깥 활동에 있어서 제약이 많은데요.

이에 대한 발표가 나온 지 꽤 되었지만 여러 가지 초강력 룰들이 많아서 NSW 시드니 주민들이 여전히 헷갈려하고 있는 요즘입니다.

강력한 룰 중에 하나.

 

'1인 장보기 룰'

즉, 필수품 쇼핑은 가능하지만 하루 한 번, 각 가정에서 한 명만 쇼핑하라는 것.

 

이런 룰로 인하여 여기저기에서의 락다운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는 실정이지요.

어떤 부작용인지 궁금하시죠?

 

그건 바로...

남편의 장보기 미션 임파서블.

 

어쩜 남편의 장보기 미션은 이렇게 클리어하기 힘들까요...

영화 보면 척척 일처리도 잘하던데... 말이죠.

 

 

락다운이라 외출이 힘든 이때.

오는 길에 있는 한인 마트에 잠깐 들려서 필요한 식품 몇 가지만 사 오길 부탁했지요.

 

 

 

흔쾌히 '오케이~'

 

부탁한 물품은...

숙주 1 봉지, 호박 2개, 미역 한 봉지, 청경채 1개. 어묵 1 봉지.

2개 넘어가면 기억이 안 난다길래 문자로 친절히 보냈지요.

 

딱 5개.

그런데...

이걸 사 왔네요. ㅜ

 

틀린 그림 찾으셨나요?

 

쇼핑에서 구입한 식품들

 

네.. 맞습니다.

숙주는 콩나물로.

호박 2개는 1개로 그것도 약간 물러서 싱싱하지 않은 것으로.

 

시들한 호박

 

최고 난이도의 청경채 1 묶음은 2 묶음으로.

청경채는 몰라서 마트 직원에게 물어서 사 왔답니다. 

그것도 하필이면 시들 시들한 것으로 2개나.

 

시들 시들한 청경채

 

미역은 미역국용 마른미역을 원했는데 염장 미역으로.

어묵은 떡볶이용을 원했는데 평소 잘 먹지도 않았던 동글한 어묵으로.

 

콩나물과 염장 미역줄기, 동글한 어묵

 

 

부탁했던 5 물품 중 제가 원했던 것을 어쩜 하나도 맞추지 못할까요...

 

지금까지 함께 장 볼 때 이 분은 도대체 뭘 했을까요.

왜 이런 것들만 사 왔냐고요 ㅜ.

 

 

맞습니다.

제가 잘못한 거죠.

당연히 자주 구입하던 것으로 사 올 것이라 믿었던 점.

이심전심 아니겠냐며 방심했던 점.

저... 이날 순간 차오르는 화를 삼키며 찐한 반성을 하였답니다.  

 

 

 

이런 일이 반복되다 보니...

이번엔 딱 하나만 부탁했습니다.

 

양배추 1통만, please.

 

그런데... 

띠용~ :( 

 

 

혹시 이 글을 보시는 남편님들 중에 아직도 틀린 그림 찾지 못하신 분 계신가요?

양배추인데... 하시는 분?

 

Put your hands up.

양손 들어주세요~

 

이건 양배추가 아니라 양상추랍니다...

사실 마트에서 양배추보다 양상추 찾기가 훨씬 더 어렵거든요.

 

그런데 울 남편님.

이 어려운 걸 또 해내셨답니다.

사이즈도 제일 큰 걸로 골라왔다면서 씩 웃네요.

자신의 응용력에 만족한다는 뜻이죠.

아니 양배추 대신 양상추를 사 올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는데 말이죠.

 

남편의 미션 임파서블 쇼핑하기.

그래서 이번엔 자세히 메모에 적어서 사진을 찍어서 보냈었지요.

 

 

 

그런데...

전화통에 불이 나네요.

'떡국떡? 근데 종류가 너무 많아. 어떤 브랜드를 사야 해? 썬 떡, 종갓집, 수와래, 김방앗간, 예담?'

'두부는 어떤 거? 종류가 너무 많아. 연두부, 순두부, 부침두부, 찌개용 두부?'

'그럼 두부 브랜드도 너무 많은데 어떤 브랜드? 초당, 김방앗간, 풀무원, CJ?'

'부추? 얼마큼? 엄청 많이 묶여 있는데...'

 

혼날까 그래도 계산 전에 이렇게 전화통에 불나도록 물어보더라고요. ㅜ

 

 

남편의 미션 임파서블 중 가장 뻥 터졌던 건...

'고추장이 떨어졌네. 태양초 고추장으로 하나 사 오세요. 아무 브랜드로다'

 

'태양초고추장? 알았어.'

 

그런데...

울 남편님 자신만만 사 가지고 온 고추장은...

바로... 초고추장.

 

 

What?

정녕 실화인가요?

전 이날 미친 여자처럼 혼자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답니다. ㅋㅋㅋ

 

 

지금까지 마트를 함께 다닌 시간이 얼마이며...

서당개도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데 말이죠.

 

 

 

정녕 울 남편.

지금까지 오직 트롤리만 끌고 다녔단 말입니까.

언제쯤 미션 임파서블에서 미션 클리어로 바뀔까요.

 

어쩌면 트롤리라도 밀고 다녀준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할지도 모르겠지만요.

 

이젠 뭐라도 부탁하려면...

'구체적으로 사진까지 보내줘.~'

라고 합니다.

 

지금도 별로 넓지도 않은 한인 마트에서 한 시간째 오지 않는데요.

장담하건대!

주류 코너와 안주 코너만 샅샅이 훑고 있을 것 같네요.

 

20불 미만의 필요한 야채들을 사 오라고 보냈는데 자기 안주거리에 87불을 결제하는 남편.

 

몇 배로 넓은 호주 마트 콜스도 보내야 하는데...

남편의 장보기 미션이 과연 가능할까요?

 

정녕... 이대로 포기해야 하나요... 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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